시온의 소리

시온의 소리 113 (마태복음 12장) 2025년 12월 10일

시온의 소리 113 (2025. 12. 10.)

* 찬송가 : 43장 ‘즐겁게 안식할 날’

* 오늘 읽을 성경 : 마태복음 12장

* 오늘의 말씀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신 뜻을 너희가 알았더면 무죄한 자를 죄로 정치 아니하였으리라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 하시니라” (마 12:7-8)

* 말씀 묵상

마태복음 12장은 ‘그 때에’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그때는 흘러가는 세월의 어떤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주어지는 특별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오늘 성경에서 말하는 그때는 예수님께서 밀밭 사이로 가실 때이고,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 밀밭 사이로 가다가 배가 고파서 이삭을 잘라 먹었을 때였습니다. 문제는 이날이 안식일이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안식일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이 이삭을 자르는 노동을 했기에 안식일을 지키지 않았다고 하면서 예수님과 제자들을 비난했습니다. 

예수님은 율법에 매여 있는 이들에게 율법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시기 위해 구약의 말씀을 인용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인용하신 구약 말씀은 사무엘상 21장에 나오는 말씀이었습니다. 

사무엘상 21장에는 사울 왕의 위협을 피해 제사장 아히멜렉을 찾은 다윗은 아히멜렉이 제공하는 떡을 먹은 사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떡은 제사장 외에는 먹을 수 없는 거룩한 떡으로 안식일마다 새롭게 하나님께 드려지던 진설병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다윗이 거룩한 떡을 먹었다는 이유로 율법을 어겼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고, 그런 구약의 기록도 없다고 하면서 율법에 매여 율법의 정신을 잃어버린 채 다른 사람을 손가락질하는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셨습니다.

또, 예수님은 안식일에 제사장들이 성전 안에서 안식을 범하여도 죄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제사장들은 안식일마다 하나님의 전에 놓여 있는 진설병을 교체하는 일을 했고, 제사 업무도 감당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이러한 제사장의 업무도 노동 행위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제사장이 안식일에 일하는 것을 보고, 안식일을 범했다고 하지 않는 것은 율법의 정신을 지키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가리켜 ‘성전 보다 더 큰 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전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곳이고, 죄인들이 나와 죄 사함을 받는 곳입니다. 예수님이 성전보다 더 큰 이가 되시는 이유는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사하시므로 성전의 역할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신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비는 불쌍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사랑의 손길을 뜻합니다. 그 자비는 율법의 규정을 뛰어넘어 율법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말씀을 하신 후에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에 손 마른 사람을 고쳐 주시면서 안식일의 주인임을 선포하셨고, 안식일의 정신은 생명을 살리는 것임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율법에 매여 있던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고, 손 마른 사람을 고치는 기적을 봤지만, 오히려 그 일로 인해 예수님을 어떻게 죽일까 의논했다고 성경은 고발합니다. 

오늘 성경에 나오는 바리새인들은 율법의 정신을 알지 못한 채, 율법에 갇힌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무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바리새인과 같이 율법에 갇혀 있을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판단과 기준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율법에 철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철저함과 열심 때문에 말씀에서 오히려 나오지 못했던 것입니다. 

우리도 말씀에 갇힌 율법주의자가 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말씀을 주신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말씀의 정신에 따라 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오늘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은혜의 하나님.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로 그 사랑을 나누며 살게 하옵소서. 말씀의 형식주의에서 벗어나 말씀의 정신을 따라 생명과 사랑을 실천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