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주님의 따스한 눈길이 머무는 교회

지난 주일, 우리 교회는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의 이경식 부총장님을 초청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연합감리교단이 인정하는 13개 명문 신학교 중 하나인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은 오랜 시간 이민 교회와 한국 교회의 영적 지도자들을 양성해 온 소중한 교육기관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이경식 목사님께서는 각 교회를 순회하며 설교와 세미나로 섬기시고, 그 강사료 전액을 신학교 장학금으로 헌신하고 계십니다. 신학교가 지역의 교회들과 호흡하고자 하는 그 귀한 걸음이 우리 교회에 닿은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주일은 어머니 주일이었습니다. 이 목사님께서는 누가복음 19장에 나오는 삭개오의 이야기를 본문으로 ‘부모의 시선’이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는 ‘삭개오의 이야기와 부모의 시선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앞섰지만, 설교가 시작되자 그 의문은 이내 깊은 감동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목사님께서는 나무 위에 올라간 삭개오를 바라보시던 예수님의 눈길을 자녀를 향한 사랑이 가득 담긴 ‘부모의 시선’으로 해석하셨습니다. 세상은 삭개오를 세리장이라는 직함이나 ‘죄인’이라는 낙인으로 보았지만, 주님은 그 속에 감춰진 외로움과 갈망을 먼저 읽어내셨습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자식을 끝내 찾아내어 이름을 불러주시는 부모의 마음으로 삭개오를 바라보신 것입니다.

말씀을 듣는 내내 ‘시선’이라는 단어가 마음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바라보고, 누군가에게 눈길을 주며 살아갑니다. 우리의 시선이 향하는 그곳에 우리의 마음도 머뭅니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따뜻한 눈빛 한 번이 더 깊은 대화가 되고, 시선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사랑을 주고받게 됩니다.

나의 시선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습니까?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정죄하는 차가운 시선은 아니었는지, 혹은 나의 유익만을 쫓는 탐욕스러운 시선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주님께서 삭개오를 바라보셨던 그 사랑의 시선이 오늘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시선이 하나님을 향해야 합니다. “하늘에 계시는 주여 내가 눈을 들어 주께 향하나이다”라고 고백한 시편 123편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다리는 믿음의 시선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상전의 손을 바라보는 종들의 눈 같이, 여주인의 손을 바라보는 여종의 눈 같이, 우리의 눈이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기다리나이다” 

우리 시온연합감리교회가 서로를 향해 주님의 눈길을 나누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자비로운 시선, 교우들의 허물을 너끈히 덮어주는 넉넉한 사랑의 시선이 서로 교차할 때, 우리 교회는 비로소 은혜가 넘치는 천국 잔칫집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세상에 사랑을 나누며 주님의 살아계심을 드러내는 복된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바라볼 때, 우리 교회는 주님의 따스한 눈길이 머무는 은혜의 처소가 될 것입니다. 주님과 시선이 마주치는 그곳에서,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평안과 기쁨을 누리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