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60’ – ‘Go!’

IMG_0462.jpeg

KakaoTalk_Photo_2026-10-03-12-38-09 003.jpeg

tempImageZfXaFz.jpg

tempImage9yJ4RM.jpg

지난 몇 주 동안 주일 예배에서 ‘놀라운’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습니다. 마태복음에 담긴 신비를 ‘놀라운’이라는 말로 담아내고 나니, 당분간 놀랄 일이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주간에 놀라운 일이 또다시 벌어졌습니다.

주일 오후에 본당에서 열린 성경 퀴즈대회에 임하는 성도님들의 열심에 그만 놀라고 말았습니다. 예상 문제를 풀고 암송 구절을 외우느라 저마다 기울이신 갖가지 노력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금 놀랐습니다.

번거로웠지만 의자를 모두 치우고 본당에서 성경퀴즈대회를 한 것은 친교실의 소리 울림이 너무 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권사님 한 분이 친교실 공사를 위해 큰 헌금을 하셨고, 그 헌신에 힘입어 교우들이 친교실에 흡음 패널을 붙이고 스피커와 앰프, 믹서를 설치하는 음향 공사를 단 하루 만에 손수 해내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몰랐습니다. 새롭게 단장한 친교실의 첫 행사가 저의 환갑잔치가 되리라는 것을요. 지난 주일 예배를 마치고 친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흡음 패널로 한결 아늑해진 그 공간에는 아름답게 장식한 생일 잔칫상이 눈부시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수십 송이 장미로 만든 숫자 60이 테이블 위에 놓였고, 손수 빚은 떡 케이크와 풍선으로 꾸민 배너가 잔치 분위기를 한껏 북돋고 있었습니다. 과일과 디저트가 가득 차려진 풍성한 테이블 위,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밝히자 온 교우들이 사랑을 담아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마리아 선교회와 에스더 선교회가 축복의 노래를 부를 때는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바울 선교회의 힘찬 축하 찬양은 제가 부름받은 사람임을 다시 일깨워 주었습니다. 김대봉 집사님께서 색소폰으로 연주하시는 찬양 ‘은혜’를 들으며, 지난 60년의 모든 날이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선교회에서는 미역국과 생일상을 정성껏 차려 주셨습니다. TV 화면에는 저의 어린 시절과 젊은 날, 그리고 목회 여정을 돌아보는 슬라이드 쇼가 펼쳐졌습니다. 제 페이스북을 뒤져 모았다는 사진들 속에는 전도사 시절부터 이어 온 30년 목회 사역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슬라이드 쇼는 ‘한 사람의 삶을 따라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아름다운 발걸음’이라는 자막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저조차 잊고 있던 제 모습들을 바라보는 동안, 60년의 인생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요즘 시대에 60은 아직 젊은 나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60을 지나는 마음은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지나온 시간이 빚어낸 삶의 모습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때이고, 앞으로의 길 또한 더 이상 젊음을 핑계 삼아 함부로 걸을 수 없는 길이 되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교우 한 분이 건넨 생일 카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노란 풍선 한가운데 ‘6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무심코 바라보는데, 60이 영어 ‘GO’처럼 보였습니다. 60을 맞은 제게 그 숫자는 “이제 앞으로 나아가라(GO)”는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부르심에 순종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제 인생에 여러분이 동반자가 되어 주셔서 참 행복합니다. 잊을 수 없는 환갑잔치를 베풀어 주신 교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