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시온의 소리 115 (마태복음 14장) 2025년 12월 12일

시온의 소리 115 (2025. 12. 12.)

* 찬송가 : 198장 ‘주 예수 해변서’

* 오늘 읽을 성경 : 마태복음 14장

* 오늘의 말씀 

“무리를 명하여 잔디 위에 앉히시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열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으며 먹은 사람은 여자와 어린이 외에 오천 명이나 되었더라” (마 14:19-21)

* 말씀 묵상

마태복음 14장에는 두 개의 잔치 이야기가 나옵니다. 첫 번째 잔치는 헤롯왕의 생일잔치였습니다. 헤롯은 예수님께서 탄생하실 때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왔을 때 만난 헤롯 대왕의 아들로 ‘헤롯 안티파스’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헤롯 안티파스는 이복동생 헤롯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와 불륜을 저질렀고, 헤로디아와 결혼하기 위해 자신은 물론 헤로디아도 이혼하도록 했습니다. 헤롯 안티파스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헤로디아를 아내로 얻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헤롯이 동생의 아내를 취한 것이 옳지 않다고 말했고, 헤롯왕과 헤로디아는 요한을 원수로 여겨 죽이고자 했지만, 사람들이 요한을 선지자로 여기는 것이 무서워 죽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헤롯의 생일을 맞아 헤로디아의 딸이 춤을 추어 헤롯을 기쁘게 하자 헤롯은 그에게 무엇이든지 달라는 대로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헤로디아는 딸에게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하라고 시켰고, 헤롯은 맹세한 대로 요한의 목을 베어 가져왔습니다. 

이 모든 일이 헤롯의 생일잔치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큰 힘을 가지고 있었던 헤롯의 생일잔치는 좋은 음식과, 술, 춤과 노래가 있는 흥겨운 잔치였지만, 헤롯과 헤로디아의 잘못을 나무라는 세례 요한의 머리를 베어 내오는 잔인한 잔치였습니다. 

오늘 성경에 나오는 또 하나의 잔치는 빈 들에서 펼쳐진 잔치였습니다. 그 잔치의 손님으로 초대받은 사람들은 절실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병이 낫기를 바라며 멀리서부터 예수님을 찾아온 무리였습니다. 

예수님 앞에 나오는 사람들은 이유는 다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간절함을 가지고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병에 걸린 사람이, 귀신 들린 사람이 낫고자 하는 간절함을 가지고 예수님에게 나왔습니다. 

예수님은 빈 들까지 따라온 병자를 고쳐 주셨습니다. 이제 날이 저물었습니다. 그곳은 먹을 것도 없고, 먹을 것을 구할 데도 없는 빈 들이었습니다. 제자들은 무리를 보내 먹을 것을 사 먹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무리를 보내지 말라고 하시면서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여기서 ‘너희’는 제자들을 말합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먹일만한 음식이 없었던 제자들이 예수님께 말했습니다. “여기 우리에게 있는 것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뿐이니이다”(마 14:17)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희망의 언어가 아니라 절망의 언어였습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이것밖에 없는데, 모두를 먹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 가지고 나온 재료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절망의 언어를 희망으로 바꾸시는 분이십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 즉 절망과 불가능의 상징을 가져오라고 명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보잘것없는 음식, 터무니없이 부족한 음식을 드시고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셨습니다. 그리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면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셨습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라는 말씀을 이루신 것입니다. 

그러자, 모든 사람이 다 배불리 먹고도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를 채우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 기적은 단순히 배고픈 사람이 배부르게 된 기적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보여주는 표적이 되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빈 들에 펼쳐진 잔치였습니다. 병들고 굶주린 사람들이 참석한 잔치였습니다. 먹을 것도 부족한 잔치였습니다. 이 잔치는 부족한 것투성이였지만, 생명을 살리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명하는 생명의 잔치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선 자리는 풍족함이 넘치는 헤롯의 생일잔치가 자리가 아니라, 간절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도움을 구하기 위해 빈 들을 찾은 가난하고 병든 이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은혜의 잔치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 은혜의 자리에는 예수님의 인도하심이 있고, 병든 자가 나음을 받고,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고, 먹을 것이 없는 자들에게 먹을 것이 주어지는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는 자리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야 하는 자리에서 은혜와 생명의 잔치가 아름답게 펼쳐지기를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우리의 삶을 절망 속에서 희망으로 이끄시는 하나님. 빈 들에 펼쳐진 생명의 잔치로 우리를 초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가 사는 삶의 자리가 풍성한 은혜의 잔치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