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116 (2025. 12. 15.)
* 찬송가 : 288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
* 오늘 읽을 성경 : 마태복음 16장
* 오늘의 말씀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 16:24)
* 말씀 묵상
복음서가 증언하는 예수님의 사역은 언제나 가장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하나님 나라의 중심으로 초대하는 일이었습니다. 병 때문에, 귀신 들렸다는 이유로, 죄인이라는 낙인으로, 가난과 무력함으로 주변으로 밀려났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만나 치유를 경험했고, 하나님 나라의 주인공으로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이 되었다는 사실은 곧 주인공다운 마음가짐을 요구합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세상의 주인은 로마의 황제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마태복음 16장 13절은 예수님께서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 계셨다고 전합니다.
빌립보 가이사랴는 헬몬산 기슭에 자리한 작은 마을이었지만, 이 지역을 다스리던 분봉 왕 빌립은 로마 황제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도시를 만들면서 그 이름에 ‘가이사랴’를 붙이고, 여기에 자신의 이름까지 더했습니다. ‘빌립보 가이사랴’는 권력과 충성의 상징이 도시 이름에 새겨진 곳이었습니다.
바로 그곳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제자들이 세례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나 선지자 가운데 하나라고 대답하자, 예수님은 다시 물으셨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사람마다 예수님을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병을 고치는 치유자로, 어떤 이는 지혜로운 스승으로, 또 어떤 이는 놀라운 이적을 행하는 능력자로 여겼습니다.
그때 베드로가 고백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이 고백을 기뻐하신 예수님은 이 신앙 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가장 위대한 고백을 했던 베드로조차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길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이 세상의 중심으로 올라가는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십자가의 길을 막으려 했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중심에 서는 길을 분명히 가르쳐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
예수님을 따르는 길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자기를 부인하는 것과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의견을 양보하는 차원이 아니라, 예수님의 뜻 앞에서 자신의 욕망과 계획을 내려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맡기신 사랑과 희생의 몫을 기꺼이 감당하는 삶을 뜻합니다.
오늘도 세상은 우리를 향해 세상의 중심에 서라고 유혹합니다. 박수와 인정, 성공과 권력이 기다린다며 손을 내밉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를 다른 중심으로 부르십니다.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중심으로 말입니다.
오늘 하루, 하나님의 뜻 앞에 우리의 뜻을 내려놓고, 우리에게 맡겨진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름으로 하나님 나라의 중심에 서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오늘의 기도
은혜의 하나님, 세상의 중심을 향해 흔들리는 우리의 마음을 붙들어 주옵소서. 우리의 뜻을 내려놓고 주님의 뜻에 순종하게 하시며, 우리에게 맡기신 십자가를 기쁨으로 지고 오늘도 예수님을 따르므로 하나님 나라의 중심에 서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