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54 (2025. 9. 18.)
* 찬송가 : 220장 ‘사랑하는 주님 앞에’
* 오늘 읽을 성경 : 로마서 16장
* 오늘의 말씀
“너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롬 16:3-4)
* 말씀 묵상
바울은 로마서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함께 사역했던 동역자들의 이름을 부릅니다.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여러 사람과 바울을 도왔던 뵈뵈를 시작으로 여러 명의 동역자를 소개하면서 이들에게 ‘문안하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사용된 ‘문안하라’는 말은 단순히 인사하라는 말이 아니라 ‘따뜻하게 맞이하다, 환영하다, 평화를 전하다’라는 뜻입니다. 박해와 어려움 속에 있었던 초대교회는 서로를 향한 문안을 통해 신앙 공동체 안에서 함께 믿음을 지키는 사람들임을 확인했습니다.
‘브리스가와 아굴라, 에배네도, 마리아, 안드로니고, 유니아, 암블리아, 우르바노, 스다구, 아벨레, 아리스도불로, 헤로디온, 나깃수, 드루보사, 버시, 루포와 그의 어머니, 아순그리도, 블레곤, 헤메, 바드로바, 허마, 빌롤로고, 율리아, 네레오, 올름바’ 로마서 16장에서 바울이 문안하라고 하면서 소개했던 사람들입니다.
바울은 이들의 사랑과 수고, 믿음과 헌신을 기억하면서 이들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바울이 동역자로 여겼던 이들은 모두 아름다운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의 이름을 들으면서 거기에 우리의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동역자로 여길 수 있는 이름에 우리의 이름이 기록되어야 합니다.
그럼, 누가 바울의 동역자들이었을까요? 바울이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기억한 사람들은 일 잘하고, 성격 좋고, 큰 업적을 낸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의 이름은 다른 성경에는 대부분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섬기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고난 속에서도 주의 길을 걷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였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아름다운 사람들은 패배를 알고, 고통을 알고, 투쟁을 알고, 상실을 알고, 그 깊은 곳에서 벗어난 사람들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여러 번 불 속을 지나온 사람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인생의 불 속을 통과한 사람은 세상에 대한 시선이 달라집니다. 타인을 향한 눈길은 더 이상 판단이나 비난이 아니라, 이해와 연민, 위로와 사랑입니다. 더욱이 그 불 속을 함께 지나온 이들은 믿음의 동역자요, 기도의 동지입니다.
바울이 문안하라고 했던 사람들이야말로 함께 불 속을 지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바울의 사역을 위해 목숨까지도 내놓을 수 있는 진정한 동지였습니다. 그들의 존재는 설명하지 않아도 은혜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야말로 바울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지난 몇 년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라는 불 속을 지나왔습니다. 이민 생활의 곤고함이라는 불 속을 함께 지나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함께 신앙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문안하고, 격려하고 사랑하므로, 서로에게 믿음의 동역자가 되는 복된 날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우리 주위에 함께 신앙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탄한 길만이 아니라 굽을 길을 갈 때도 함께 가게 하시고, 쉬운 길을 갈 때만이 아니라 고난의 길을 갈 때도 함께 나아가는 믿음의 동역자들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