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2 (2025. 7. 8.)
- 오늘 읽을 성경 : 시편 88-89편
* 오늘의 말씀
“여호와를 영원히 찬송할지어다 아멘 아멘” (시편 89:52)
* 말씀 묵상
시편에는 인간의 수많은 감정이 풍부하고 정직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기쁨과 감사의 찬양, 평안과 신뢰의 고백, 소망과 기다림의 노래가 있는가 하면, 고난, 실패, 배신, 질병, 죄로 인한 슬픔과 속에서 흘리는 아픔과 회개의 눈물도 있습니다. 더딘 희망으로 인한 탄식과 절망의 부르짖음이 있는가 하면 불의와 억울함에 대한 분노와 원망, 두려움과 불안도 시편에 고스란히 담긴 인간 내면의 모습입니다.
오늘 읽은 시편 88편과 89편에도 인간 내면의 깊은 감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편 88편에는 고라 자손의 찬송시라는 표제어가 붙어 있습니다. 고라는 레위 자손으로 모세와 아론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땅이 갈라져 삼킴을 당했다는 기록이 민수기에 등장합니다. 그때 살아남은 고라의 후손들은 성전 찬양 사역자로 헌신하게 됩니다. 반역자의 후손이 예배의 중심에 선 것은 하나님의 용서와 회복을 상징합니다.
시편 88편은 그런 고라 자손 중에서 에스라인 헤만의 마스길이라고 하고, 시편 89편은 에스라인 에단의 마스길이라는 표제어가 붙어 있습니다. 학자들은 헤만과 에단이 같은 에스라 출신임을 근거로 형제나 아주 가까운 관계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처럼 가까운 관계의 두 사람이 지은 시이지만 이 두 시의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일반적인 시편이 절망에서 시작해서 감사와 찬양 혹은 희망의 메시지로 끝난다면 시편 88편은 절망에서 시작해 절망으로 끝납니다. 그래서 시편 88편을 가장 어두운 시편이라고 부릅니다. 희망도 감사도 없이 끝나는 유일한 시편이기 때문입니다.
시편 88편이 절망의 노래라면, 시편 89편은 희망의 전주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편 89편을 쓴 에스라인 에단은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노래하며 주의 성실하심을 내 입으로 대대에 알게 하겠다는 다짐으로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우리와 언약을 맺어주신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와, 하나님의 권능과 성실하심에 대한 찬양, 그리고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사람들이 누리는 복에 대해서 노래로 시작한 시편 89편은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은 언약에 대해 회상하면서 위기에 처한 다윗 왕국을 속히 구원해 달라는 간구로 이어지면서 이렇게 결론을 맺습니다. “여호와를 영원히 찬송할지어다 아멘 아멘”(시 89:52)
‘아멘’이라는 말은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순종하겠습니다. 동의합니다.’라는 뜻입니다. 그런 뜻을 가진 ‘아멘’이 두 번 거듭해서 쓰였다는 말은 확실히 동의하고 순종하겠다는 강한 다짐이 포함된 말입니다.
시편에 ‘아멘 아멘’이 세 번 등장합니다. 시편 41편 13절, 72편 19절, 그리고 89편 52절입니다. 이 세 절은 시편을 다섯 권으로 나눌 때,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책의 마지막 절입니다.
절망으로 시작한 시편의 고백이 희망의 메시지로 바뀌고, ‘아멘 아멘’으로 화답하면서 끝을 맺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하나님의 뜻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인생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 오늘의 기도
우리와 언약을 맺으시고 그 언약을 이루시는 하나님. 어둠을 빛으로 바꾸시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게 하옵소서. 주님의 뜻에 아멘 아멘으로 화답하며 순종하며 사는 오늘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시온연합감리교회 담임 이창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