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추수 감사 주일에 울려 퍼진 ‘바벨론 강가에서’

추수 감사 주일이었던 지난 주일 예배 후에 풍성한 점심 교제를 나눈 뒤, 오후에는 ‘연합 속회 예배’와 ‘속회 감사 축제’가 이어졌습니다. 속장님들과 인도자님들이 순서를 맡아 주관한 ‘연합 속회 예배’는 그 자체로 깊은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유명 관현악단에서 활동하셨던 김대봉 집사님께서 따님 김희진 집사님의 반주에 맞춰 연주한 색소폰 찬양은  듣는 이들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예배 후 이어진 ‘속회 감사 축제’는 박성호 장로님의 사회와 손진옥 장로님의 기도로 시작되었습니다. 첫 순서로 ‘믿음속’에서는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를 힘 있게 찬송하며 믿음의 고백을 드렸고, 이성 권사님의 클라리넷 연주는 잔잔한 감동을 더했습니다. 

‘소망속’은 ‘마음 속에 근심 있는 사람’을 통해, 누구나 품고 살아가는 근심과 눈물을 주님께 온전히 맡기겠다는 다짐을 고백했습니다. 이어서 빨간 셔츠를 입고 등장한 ‘사랑속’이 ‘넓은 들에 익은 곡식’을 은혜롭게 찬양할 때, 온 교회가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 순서인 ‘온유속’은 입장부터 남달랐습니다. 멕시코풍 모자를 쓰고 냄비를 두드리며 등장하는 모습이 웃음을 안겼습니다. ‘찬양이 언제나 넘치면’을 율동과 함께 부를 때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저 멀리 뵈는 시온성’을 황혜영 권사님의 클라리넷 연주와 함께 부를 때는 깊은 신앙의 품격이 느껴졌습니다. 

‘양선속’은 ‘싹트네 싹터요’라는 찬양을 율동과 더불어 부르면서 밝은 기쁨을 전했고, ‘감사’라는 글씨가 쓰여있는 고무장갑을 흔들며 ‘그래도 감사, 그러나 감사, 그럼에도 감사’라고 찬양할 때는 어떤 형편 속에서도 감사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었습니다.

‘기쁨속’의 순서는 그야말로 축제의 절정이었습니다. ‘날 구원하신 주 감사’를 경건하게 부른 속회원들은 곧이어 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채,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유행가에 나오는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라는 가사를 ‘예수 믿기 딱 좋은 나인데’라고 바꿔서 불렀습니다. 흥겨운 반주에 춤을 곁들여 노래할 때, 그날 순서는 어느새 기쁨과 감사의 축제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시온교회를 대표하는 댄서들이 등장해서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무대에 올라온 교우들은 ‘Rivers of Babylon’이라는 오래된 팝송이 흘러나올 때, 어린아이와 같이 춤추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렸습니다. 흥겨운 노래 분위기와는 달리 이 노래는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 시절의 애환을 담은 시편 137편을 노랫말로 삼았습니다. ‘우리가 바벨론의 강가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라는 서글픈 가사는 그럼에도 시온을 기억하며 사랑의 노래를 부르자는 희망이 담긴 노랫말로 이어집니다. 

이민자로 사는 우리도 바벨론 강가에 앉아 고향을 그리며 눈물을 흘리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같은 심정일 때가 있지만, 찬양할 때 슬픔이 기쁨으로 변하고 감사가 회복될 것임을 믿기에 추수 감사 주일에 울려 퍼진 ‘바벨론 강가에서’를 통해 큰 기쁨과 은혜를 누렸습니다. 이 노래처럼 주님 안에서 기쁨과 감사가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