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예기치 못한 성탄 찬양 예배

지난 주일 설교를 준비하면서 누가복음에 기록된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중심으로 말씀을 읽었습니다. 마태는 예수님을 다윗의 계보를 잇는 메시아로 강조하면서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전했고, 아기 예수가 탄생할 것이라는 천사의 계시를 받은 사람도 남자인 요셉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누가복음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비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밤에 밖에서 양을 돌보는 목자들이 천사들이 전하는 아기 예수의 탄생 소식을 가장 먼저 들었고, 천사들이 전하는 예수가 나실 것이라는 예고를 들은 사람도 요셉이 아니라 마리아였습니다.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않은 어린 마리아, 두려움에 떨고 있었을 마리아의 모습을 떠올리다가 ‘Mary, Did You Know? (마리아여 그대는 아셨나요?)’라는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노래 가사는 마리아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마리아여 그대는 아셨나요? 당신의 아이가 어느 날 물 위를 걷게 될 것이란 걸, 당신의 아이가 세상을 구원할 것이란 걸, 당신의 아이가 눈먼 자를 눈뜨게 할 것이란 걸, 당신의 아이가 폭풍을 잠잠하게 할 것이란 걸’ 

이 노래는 마리아의 뱃속에 있는 연약하고 작은 아기를 통해 하나님께서 이루실 역사가 어마어마하게 크기에 마리아에게 잉태된 아기는 인류의 구원자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지난주 설교 말씀을 전하는 데 좋은 예화가 될 것 같았는데, 다른 내용이 너무 많아서 뺄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일 아침, 교회에서 예배를 준비하면서 ‘Mary did you know?’라는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찬양팀 연습을 마치면서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성탄절에 어울리는 찬양이 있는데 한 번 하면 좋은데 너무 늦었지요?” “어떤 노래인데요?” 제 물음에 찬양팀에서 나온 답이 바로 “Mary did you know?”였습니다. ‘아니, 그 찬양은 아카펠라 그룹이 부른 노래로 중창으로 하기가 쉽지 않은데….’ 미심쩍어하는 제게 찬양팀은 전에 해 본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번 성탄 주일 예배에는 헌금송이 남성 중창으로 준비되어 있었기에 내년으로 미루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 그런데 예배 시간 내내 여성 중창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 마음에 머물며 떠나지 않았습니다. 예배를 마치자마자 여성 중창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또, 반주자님에게는 피아노 연주도 부탁드렸습니다. 

예기치 못했던 성탄 주일 찬양 예배가 준비되었습니다. 성가대의 ‘할렐루야’ 찬양과 남성 중창팀의 ‘성탄 찬송 메들리’, 그리고 여성 중창팀의 ‘사랑이 오셨네’와 김희진 집사님께서 피아노로 연주하시는 ‘오 베들레헴 작은 골’이라는 곡으로 레퍼토리가 완성되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에 준비된 찬양들이지만, 오랜 시간 믿음을 지켜온 교우들의 신앙 고백이 담긴 찬양이기에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줄로 믿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자 하는 우리의 순수한 마음이 담긴 찬양을 함께 드릴 때 우리에게도 기쁨이 넘칠 것입니다. 예기치 못했지만, 그러기에 더 큰 은혜가 임할 줄로 믿고 오늘 예배를 통해 성탄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