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내 맘이 낙심되며 근심에 눌릴 때

지난해 10월 초였습니다. 양재억 권사님께서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가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심방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연락드렸더니, 큰 문제는 아니고 검사받으러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뜻밖에도 병원에 함께 가셨던 부인되시는 양경순 권사님이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양경순 권사님은 중환자실에 누워 계셨고,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얼굴은 알아보기 힘들 만큼 부어 있었으며, 여러 의료기기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가고 계셨습니다. 그날부터 두 분의 긴 투병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양재억 권사님 역시 장 수술을 앞두고 계셨기에 거의 음식을 드시지 못한 채 아내 권사님의 병상을 지켜야 했습니다. 어느 날은 기력이 너무 약해져, 병원 같은 층 옆 병실에 입원해 계실 때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양경순 권사님은 의식을 되찾으시면서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기셨지만, 음식은 여전히 튜브로 공급받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삼키는 연습을 시작했지만, 회복은 더뎠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며 다른 병원이나 재활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그러나 호흡기를 단 환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멀리 있었고, 양재억 권사님은 속회원들과 교우들에게 회복과 함께 가까운 곳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낙심과 근심의 시간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치료의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양 권사님의 건강이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심방 때마다 “빨리 퇴원하고 싶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양경순 권사님은 올 1월 초, 석 달 간의 병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하셨습니다. 저는 퇴원 후에 당연히 재활원에서 한두 달은 더 계셔야 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젊은 사람도 몇 주만 누워 있으면 다리에 힘이 빠지는데, 석 달을 누워 계셨으니 혼자 걷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권사님은 1월 첫 주일 오후에 퇴원하신 후, 병원에서 나오시자마자 그다음 주일부터 교회로 오셔서 예배의 자리를 지키셨습니다. 매 주일 교회에서 뵐 때마다 눈에 띄게 건강해지시는 모습을 보며 감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 무렵 양재억 권사님께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오랫동안 제대로 음식을 드시지도 못했고, 아내 권사님을 간호하느라 많이 지치셨을 텐데 찬양하시겠다고 하셔서 걱정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일 예배 시간에 양재억 권사님께서 찬양을 시작하자 그 걱정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내 맘이 낙심되며 근심에 눌릴 때 주께서 내게 오사 위로해 주시네 가는 길 캄캄하고 괴로움 많으나 주께서 함께하며 내 짐을 지시네’ 그 찬양은 노래가 아니라 양재억 권사님의 신앙 고백이었습니다. 고난의 시간 속에서도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신 하나님을 향한 감사의 고백이었습니다. 

찬양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은혜가 내게 족하네, 그 은혜가 족하네 이 괴로운 세상 지날 때 그 은혜가 족하네’ 지난 주일, 귀한 믿음의 고백으로 봉헌 찬송을 올려드린 양 권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두 분의 건강을 위해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