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195 (2026. 4. 3.)
* 찬송가 : 149장 ‘주 달려 죽은 십자가’
* 오늘의 말씀 : 마태복음 16:24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 말씀 묵상
오늘은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성 금요일(Good Friday)’입니다. 가장 처참하고 수치스러운 날을 세상이 ‘좋은 금요일’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 죽음이 우리에게 생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마태복음 16장에 나타난 제자들의 어리석음을 거울삼아, 십자가 앞에서 우리가 회복해야 할 헌신의 본질을 묵상합니다.
오래전 하와이에서 사역할 때, 한국에서 오신 손님들을 안내한 적이 있습니다. 하와이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대자연을 보며 모두가 감탄할 때, 유독 한 분은 나무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피며 값을 매기고 있었습니다.
“이 나무는 백만 원짜리네, 저 꽃은 얼마쯤 하겠네.” 조경 사업을 하시던 그분에게 하와이는 ‘하나님의 작품’이 아니라 ‘상품의 나열’로 보였던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만 바라봅니다. 제자들도 그랬습니다. 주님은 영적인 ‘누룩’을 경고하셨으나, 제자들의 머릿속엔 당장 먹을 ‘떡’에 대한 걱정뿐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위대한 고백을 했지만, 주님이 십자가 고난을 말씀하시자마자 “결코 그런 일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항변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베드로를 향해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라고 책망하셨습니다. 내 생각과 가치관을 앞세우는 한, 우리는 주님을 따르는 자가 아니라 주님을 가로막는 자가 될 뿐입니다.
말귀를 못 알아듣고, 자기 판단만 앞세우며, 누가 높은지 다투고 도망쳤던 비겁한 제자들이 사도행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능욕 받는 것을 기뻐했고 죽기까지 충성했습니다.
이 변화의 동력은 오직 하나, ‘십자가 체험’이었습니다. 십자가의 피 흘림이 바로 나를 위한 희생임을 온몸으로 깨달았을 때, 제자들은 비로소 세상을 바라보던 자기만의 잣대를 꺾고 자기를 부인하며 ‘참된 헌신’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오늘 성 금요일, 세상의 계산기를 내려놓고 십자가의 사랑을 바라보십시오. 하와이의 나무에서 가격이 아닌 창조주의 숨결을 느껴야 하듯, 우리 인생의 고난 뒤에 숨겨진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해야 합니다.
헌신은 내 뜻을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이 내 삶에 이루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주님이 지신 거친 십자가가 있었기에 우리의 삶이 비로소 ‘좋은(Good) 삶’이 되었음을 기억하며, 오늘 내게 맡겨진 ‘자기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주님의 뒤를 따르시길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신 주님, 그 측량할 수 없는 사랑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세상을 내 욕심의 잣대로만 평가하고, 주님의 길을 내 방식대로 해석하려 했던 교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십자가의 보혈이 나를 위한 희생임을 다시금 깊이 체험하게 하시고, 이제는 나를 위한 삶이 아닌 주님을 위한 헌신의 삶으로 응답하게 하옵소서. 십자가 앞에서 다시 헌신으로 일어서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