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126 (2025. 12. 29.)
* 찬송가 : 211장 ‘값비싼 향유를 주께 드린’
* 오늘 읽을 성경 : 마태복음 26장
* 오늘의 말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서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 (마 26:13)
* 말씀 묵상
베다니 나병 환자 시몬의 집에서 한 여인이 조용히 예수님 앞으로 나왔습니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매우 값비싼 향유 옥합이었습니다. 그 옥합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녀의 미래였고, 안전이었으며, 마지막으로 붙잡고 있던 삶의 보장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여인은 그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습니다. 다시 담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제자들의 첫 번째 반응은 “분개”였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제자들이 그토록 큰 화를 낸 이유는 비싼 것을 허비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것을 비싼 값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거늘” (마 26:9)
여인이 예수님의 머리에 부은 향유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귀한 것이었습니다. 마가복음에서는 향유의 가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며 그 여자를 책망하는지라.”(막 14:5)
마태와 마가의 기록을 종합해 보면 이 향유는 삼백 데나리온 이상을 받을 수 있는 값비싼 것이었습니다. 당시 하루 품삯이 한 데나리온이라고 했으니, 삼백 데나리온이면 노동자가 일 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큰돈이었습니다.
더구나 오늘 말씀을 기록한 요한 사도는 가룟 유다가 이 향유를 어찌하여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라고 말했던 이유가 다른 데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감이러라” (요 12:6)
제자들은 한 여인이 자신의 옥합을 깨트려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일을 가지고 분개하고, 책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예수님은 여인의 헌신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의 헌신을 칭찬하셨고, 기억해야 할 일이라고 말씀하셨고, 예수님의 죽음을 예비하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이렇게 상반된 견해를 보이는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사람들의 이해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들은 여인의 헌신을 멋진 말로 ‘거룩한 낭비’라고 부릅니다. 제자들은 불필요한 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거룩한 낭비가 되었든, 불필요한 낭비가 되었든 여인의 헌신이 이해하기 어려운 까닭은 우리는 모두 이유 있는 헌신, 이유 있는 사랑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이해할 수 없는 여인의 헌신이었지만, 예수님은 그 이유 없는 헌신을 귀하게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을 칭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어찌하여 이 여자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마 26:10)
우리는 종종 헌신에도 효율과 결과를 묻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다른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계산합니다. 그렇게 계산된 헌신은 안전해 보이지만, 때로는 사랑의 깊이를 가두어 버립니다.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은 여인은 계산을 넘어선 자리에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께서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여인이 값비싼 향유를 예수님께 드렸기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을 향한 전부를 드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세상은 낭비라 말하지만, 주님은 기억하겠다고 하십니다.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이 여인의 이야기가 함께 전해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게 됩니다. 하나님께 헌신한다고 하면서 나의 유익을 먼저 구하고, 주님 앞에 드리는 시간과 마음, 헌신과 사랑에 조건을 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전적인 헌신으로 하나님의 칭찬을 받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사랑의 하나님. 주님을 향한 헌신을 숫자로 따지지 않게 하옵소서. 깨뜨려야 하는 옥합을 숨기지 않고 기쁨으로 주님께 드리는 믿음을 허락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