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다시 부르심 앞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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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연합감리교회에 부임한 지 어느덧 100일이 지났습니다. 처음 교회의 문을 열고 들어설 때의 설렘과 두려움, 새로움과 낯섦이 어느새 익숙함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 교우들의 따뜻한 환대와 사랑 속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사랑의 식탁과 믿음의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이 되는 은혜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100일을 맞이할 때, 부모는 그 생명이 꺼지지 않고 무사히 자라온 것을 감사하며, 앞으로도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며 백일잔치를 엽니다. 신앙 공동체의 여정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시온연합감리교회의 담임 목사로 부름을 받아 첫걸음을 내디뎠던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낯설었던 만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조심스럽게 걸어왔습니다. 한편으로 새로운 목회자에게 거는 교우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담대히 걸어야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모든 걸음이 하나님의 손에 이끌린 은혜의 여정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은혜의 여정은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교우들과 함께 미래를 향한 은혜의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기 위해 ‘담임 목사 취임 감사 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올 한 해 우리 교회는 참으로 많은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선교 골프대회, 창립 50주년 기념 부흥회와 감사 예배, 오경환 목사님의 은퇴식’ 등 큰 행사들이 이어졌고, 9월 마지막 주일에는 새가족 환영회까지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이 모든 일은 교우 여러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사역들이었습니다. 한 해 동안 교우들의 수고가 너무 많았음을 알기에 ‘담임 목사 취임 감사 예배’를 드릴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너무 잦은 사역으로 힘에 부치지는 않을까? 너무 많은 행사로 피로가 쌓여있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담임 목사 취임 감사 예배’를 드리기로 한 이유는, 새로운 목회자를 보내셔서 신실한 성도들과 함께 교회를 세워가시는 하나님의 분명하신 뜻이 있음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예배는 단지 한 목회자의 취임을 넘어,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다시 서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 목사로서의 소명을 새롭게 확인하며, 처음의 마음과 처음의 은혜로 주님의 부르심 앞에 겸손히 서고자 합니다. 

이번 예배는 또한 하나님께서 시온연합감리교회를 통해 이루실 새로운 일들을 바라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가 이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교회로, 복음의 향기와 사랑의 빛을 전하는 소망의 공동체로 세워지기를 소망하며, 지난 50년간 시온연합감리교회를 지켜오신 하나님의 신실하신 은혜를 함께 기억하며 감사하는 복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웃과 믿지 않는 분들, 그리고 옛 교우들을 초대해서 고향집같은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는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10월 26일(주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시온연합감리교회 제7대 담임 목사 취임 감사 예배’에 여러분을 정중히 초대합니다. 오셔서 격려해 주시고, 축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시 부르심 앞에 서서 우리의 삶을 비춰보는 은혜의 자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